반응형 리딩(reading)이야기74 푸른 밤 - 나희덕 푸른 밤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2017. 11. 25. 기다렸으나 - 김지하 기다렸으나 김지하 기다렸으나 먼지 긴 밤하늘에 별은 뜨지 않고 남쪽으로 가는 비행기 불빛만 지나간다 기다렸으나 꿈꾸는 나무 그림자 자동차 불빛 끝에 사라지고 가다렸으나 장마가 오는데도 맹공이 울음소리 들리지 않고 기다렸으나 기다렸으나 밤 산책길에 흰머리 노인 오늘은 웬일로 오질 않는다. 여름날 밤 아홉시 목동아파트 홀로 서서 내내 기다리고 또 기다렸으나. ----------------------------------------------- 기다림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항상 외로움이라는 감정과 기다림이라는 감정이 되새김질 되면서 필연적인 관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2017. 11. 25. 겨울 강에서-정호승 겨울 강에서 정호승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겨울 강 강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 눈보라에 으스스 내 몸이 쓰러져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 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어 청산이 소리치면 소리쳐 울리 ------------------------------------------ 살아가면 시련과 고난이 오지 않고 살아가는 삶이 있겠습니다. 그속에서 끝까지 곧은 의지를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자세가 아닐까 합니다. 2017. 11. 25. 마음의 태양-조지훈 마음의 태양 조지훈 꽃 사이 타오르는 햇살을 향하여 고요히 돌아가는 해바라기처럼 높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 그 속에 맑은 넋을 살게 하자. 가시밭길 넘어 그윽히 웃는 한 송이 꽃은 눈물의 이슬을 받아 핀다 하노니 깊고 거룩한 세상을 우러르기에 삼가 육신의 괴로움도 달게 받으라. 괴로움에 짐짓 웃을 양이면 슬픔도 오히려 아름다운 것이 고난을 사랑하는 이에게만이 마음 나라의 원광(圓光)은 떠오른다. 푸른 하늘로 푸른 하늘로 항시 날아오르는 노고지리같이 맑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 그 속에 높은 넋을 살게 하자. ---------------------------------------------------- 문장들이 참으로 화려하고 우아하다고 할까요? 그만큼 시인이 추구했던 이상세계가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이었.. 2017. 11. 25. 이전 1 2 3 4 5 6 ··· 1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