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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OOC 공부/우리 시대 한국의 시인들

7주차 - 홍신선의 시 2 : 1. 과거로의 회귀와 과거와의 결별

by 2000vud 2017.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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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시집 <자화상을 위하여>


봄의 계절 감각이 잘들어나며, 중년이 바라보는 시대감각이 나타난다.

내면의 빈 공간을 통해 새로운 열정을 불태운다.


봄날


홍신선


암나사의 터진 밑구멍 속으로

한 입씩 옴찔옴찔 무는 탱탱한 질 속으로

빈틈없이 삽입해 들어간

수나사의

성난 살 한 토막


폐품이 된 이앙기에서 쏟아져 나온

나사 한 쌍

외설한 체위 들킨 채 날흙 속에서 그대로 하고 있다

둘레에는

정액 쏟듯 흘린

제비꽃 몇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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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나사와 수나사라는 것을 통해서 에로티시즘을 비유했습니다.

봄날에 버려진 나사들을 비유하지 않았나 합니다.

이앙기라는 것을 봐서 나사들을 이앙기에 있다가 폐기되면서 떨어져 나온 것 같아요.

병치와 대비를 이중적으로 구도를 보여준다.


아마 화자가 이 글을 쓴 시기는 5월 쯤 되지 않았나 합니다.

제비꽃이 4월에서 6월 사이에 볼수 있는 대표적인 꽃이죠.

모내기를 이제는 사람이 직접하는 것이 아니라 이앙기라는 기계를 통해서 작업을 하니.

생명의 시작을 남여를 나사에 비유하지 않았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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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후


홍신선


능지처참으로 사지(四肢) 끊긴

그것으로도 모자라

부은 양 어깨와 등짝 속 깊이 깊이

새빨간 잉걸불 몇 덩이를 뜸장들로

박고 견디는

제 발원에 뜸 뜨고 섰는

강진만 길 저문 해안도로 옆

전신에 땀 비 오듯 흘리고 섰는

주변에 살 타는 매운내 진동하는

늙은 동백나무 한 그루를 만났다.


박모(薄暮)의 이십세기

어느덧 그렇게 쉰 나이 지난

나를 만났다.



50살이 지난 시적 화자 자신과 동백나무의 만남을 그리는 시입니다.

박모라는 뜻은 해가 진 뒤 어스레안 동안이라는 말로

땅거미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잉걸불이 타오르는 것은 아직도 화자가 내면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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