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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OOC 공부/우리 시대 한국의 시인들

4주차 - 문인수의 시 : 2. 이원성의 충돌과 유량

by 2000vud 2017.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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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물로 된 불인 것 같다


문인수




말 걸지 말아라.


나무의 큰 키는

하늘 높이 사무쳐 오르다가 돌아오고

땅 속 깊이 뻗혀 내려가다가 돌아온다.

나갈 곳 없는

나무의 중심은 예민하겠다.

도화선 같겠다.

무수한 이파리들도 터질 듯 막

고요하다.


누가 만 리 밖에서 또 젓고 있느냐.


비 섞어, 서서히 바람 불고


나무의 팽팽한

긴 외로움 끝에 와서 덜컥,

덜컥, 걸린다.

슬픔은 물로 된 불인 것 같다.

저 나무 송두리째

저 나무 비바람 속에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른다.


나무는 폭발한다.


역설적인 제목 물과 불은 서로 상반되는 존재인데, 물과 불이 같다고 했다.

충돌에 대한 것을 제목에서부터 말하고 있다.


나무의 특성에는 슬픔이 있다.

그 슬픔을 물로된 불이라고 했다.

압축적인 서정을 통해 긴장감이 있다.


<나무>의 형상을 통해, <하늘-땅>의 이원적 구도를 함축하는 작품

나무는 땅에 뿌리가 있으면서 하늘을 향해 서 있기 때문이다.

지상과 천상의 이원관계라고 생각을 해도 된다.


"하늘 높이 사무쳐 오르다가 돌아오고

땅 속 깊이 뻗혀 내려가다가 돌아온다."

3,4연의 내용을 보아서 불꽃을 보는 것 같다.


나무가 물을 먹고, 자라가고 이파리가 폭발한다는 것은 불을 형상했다.

이것을 보면, 물로된 불이라는 것이 성립이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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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가는 길


문인수


흐린 봄날 정선 간다.

처음 길이어서 길이 어둡다.


노룻재 새재 싸릿재 넘으며

굽이굽이 막힐 듯 막힐 것 같은

끝에

길이 나와서 또 길을 땡긴다.


내 마음속으로 가는가


뒤돌아보면 검게 닫히는 산, 첩, 첩,


비가 올라나 눈이 오겠다.


의도적으로 1,2음절을 통해 연을 만들어 운율효과를 통해 운율강조


"길

끝에

길이"


걸어온 길 앞에 길이 또 땡겨진다.

끝없는 고통을 말하는 것이며, 풍경화 시켰다.

이것이 문인수 시의 특징이다.


여기서의 충돌을 막힘과 길이다.

막힐 듯하지만 길은 항상 있다고 하는 것이 바로 충돌속에 유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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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물로된 불인 것 같다]와 [정선 가는 길] 공통점은 바로 물이다.

물, 비, 눈이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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