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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reading)이야기

소나무 시나무 - 이선영

by 2000vud 2017.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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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시나무 

 

이선영

 

봄에도
꽃 피지 않는 몸이오

꽃 피울 몸이었다면
심야나 백주나
엄동이나 춘삼월이나
볼따구니에서 심통 난 입술 끄집어내지듯
바늘잎 같은 시(詩)가 
비죽비죽 삐져 나왔겠소

눈부시게 피었다 눈물겹게 질 일도 없으니
봄이 왔어도 봄은 아니지만
봄햇살에 물렁해지고 봄바람에 무뎌지는
바늘잎이 안을 파고들어 
바작바작 몸살이 나오

꽃이어도 봄앓이
꽃 아니어도 봄앓이

꽃 치레 없는 나는 늘

봄 속의 적막한 겨울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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