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reading)이야기

가을 노트 - 문정희

2000vud 2017. 11. 25.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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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노트

문정희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 다한 말
못 다한 노래
까아만 씨았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 잎 두 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배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 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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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이별, 고백을 거절당해봤지만 너아니면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사랑은 다시 돌아오는 군요. 비어있는 나의 마음을 더욱 고맙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더욱 열심히 노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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