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reading)이야기

오래된 서적 - 기형도

2000vud 2017. 11. 2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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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서적


 

기형도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 
넘겨보며 서표(書標)를 꽂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 
말한다. 좀 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 
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 
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 
두려움이 나의 속성이며 
미래가 나의 과거이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볼 것인가, 하지만 그 경우 
그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 
거짓과 참됨은 모두 하나의 목적을 
꿈꾸어야 한다, 단 
한줄일 수도 있다.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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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삶은 하나의 책으로 남습니다.
화려한 표지에 실속없는 책으로든, 평범한 표지지만 내용은 소중한 책으로든 책의 두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미성숙한 존재로 부족한 것이 너무나도 많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지켜보면서 나에게는 없는 타인의 장점에 책갈피를 꽂아 기억하고 활용합니다.
당신도 나의 이야기속 어느 구석에 서표(책갈피)를 꽂아주고 갔으면 합니다. 인생은 아무도 모르는 하나의 서사시, 이야기니 두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과거에도 우리는 미래에 대해 두려워 했고 지금도 미래를 두려워 합니다. 나 또한 그렇습니다. 그래도 희망과 꿈을 갖고 열심히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책의 마침표를 멋있게 찍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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