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OOC 공부/우리 시대 한국의 시인들

4주차 - 문인수의 시 : 4. 어머니, 달, 사랑

2000vud 2017. 10. 1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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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지


문인수


  허리까지 물에 들어간 왕버들 여러 그루가 다 늙도록, 썩어 자빠지도록 나오지 않고 있다.

  눈보라, 비바람의 세월을 뚜벅뚜벅 걸어 여기 당도한 보폭이겠다.

  그 악산 늠름한 전모가 물에 비쳐 온전하지만 가파르다, 사납다라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까지도 물오리 한 마리를 품어 금세 다 지우시는

  어머니, 이승에 홀로 남아 깊으시다.

  잘 섞였으므로, 사랑이란 말조차 이 일대의 바닥없는 고요를 이루는데

  금세, 물에 녹아 풀릴 것처럼 한 사내가

  카메라를 자동셔트로 맞춰 세운 뒤 애인 속으로 거침없이 걸어 들어가고 있다.


※ 세월의 고난과 풍파를 참고 견디며 걸어왔던 부모님을 표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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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북


문인수


저 만월, 만개한 침묵이다.

소리가 나지않는 먼 어머니,

그리고 아무런 내용도 적혀있지 않지만

고금의 베스트 셀러 아닐까

덩어리째 유정한 말씀이다.

만면 환하게 젖어 통하는 달,

북이어서 그 변두리가 한없이 번지는데

괴로워하라, 비수 댄 듯

암흑의 밑이 투둑, 타개져

천천히 붉게 머리 내밀 때까지

억눌러라 오래 걸려 낳아 놓은

대답이 두둥실 만월이다.


※ 만월은 보름달인데, 침묵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인고의 시간을 걸어온

어머니에 대한 회상이 아니런지 모르겠네요.

희생덕분에 어머니에 대한 내용은 아무것도 없고 나에 대한 내용밖에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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